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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순례주택' 유은실 감상 리뷰 및 주요 내용

by 녹색연필 2023. 7. 20.

순례주택

순례주택 감상

유은실 작가님.. 너무 익숙한 이름인데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알고보니, '나의 독산동'을 쓴 작가님이셨다. '나의 독산동'에 나오는 아이와 부모님의 대화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오랜동안 마음에 많이 남는 그림책이었는데.. '순례주택'을 읽고나니, 16살 수림이와 순례씨의 마음결이 '나의 독산동'에 등장하는 가족의 마음결과 참 닮았다. ​16살 수림이는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거의 태어나자마자 외할아버지에게 맡겨졌다. 외할아버지와 순례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수림이는 '1군'으로 불리는 본 가족보다 마음이 단단하고, 삶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충만한 아이다. 그렇지만 성적이 상위권이 아니라는 것으로 인해, 가족에게만은 '모지리'로 불리운다.

​독산동에서의 시작

부의 정도와 사는 곳, 하는 일, 출신 학교 등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들로 사람을 판단하는 1군들이 수림이에게는 어린 애로만 보이고 부끄럽게 느껴지지만, 가족이기에 거부하거나 모른척 할 수가 없다. '망해봐야 정신 차릴 것'이라는 수림이의 말에 의한 할아버지의 큰 그림이었는지, 수림이 가족은 하루 아침에 빚만 남은채, 그토록 얕잡아보던 거북마을의 빌라촌으로 들어오게 된다. 수림이 가족은 알게 된다. 순례주택에서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며, 겉으로 보여지는 조건들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유산에 혹해서 시작한 새벽 김밥말이 알바였지만, 수림이의 엄마는 평생 살면서 자신의 힘으로 처음 돈을 벌고 보람을 느낀다.

나의 감상

지금 세상이 그렇다.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텅비어 있어, 속 보다 겉이 중요한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순례주택의 사람들처럼 속이 알찬 사람들도 많다. 그들로 인해 국경은 없어지고, 경계는 허물어지고, 타인의 배려로 인해 진정한 삶의 기쁨을 맛보게 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약한 것에 마음이 쓰이고, 약자들에 마음아파하며, 옳은 방향으로 추진력 있게 나아갈 수 있는 사람들.. 나도 순례씨와 같은 마음결을 닮고 싶다. 그리고 더불어, 아이들은 수림이처럼 단단하게 키우고 싶다.

책 속의 문장

"늙은 부모가 차를 뽑아 줬다, 애들 학원비를 줬다, 매달 생활비를 받는다... 그런 걸 자랑이라고 하고 있대. 부모 도움 없이 살기 힘든 세상이지만, 마흔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떠들더만. 아주 '누가 누가 더 어린가' 내기를 하고 있더라고. 네 엄마 아빠가 그런 이들이랑 어울렸나 싶다." (p.54) ​/  "수림아, 그런 세상 사는 법은 어디서 배웠니?" 아빠가 물었다. 나는 '거북 마을'이라고 하려다가, 엄마를 한번 쿡 찌르고 싶었다. "빌라촌에서." (p.76) / 부모 마음은 다 다르다. 친구도 다 다르다. 친구를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 한쪽이 너그러워서 상대방을 봐주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명주 이모처럼. (p.136) ​/

"있잖아, 내가 왜 수림이 엄마 아빠 닭갈비 사 줬냐 그러면 순례 씨가 뭐라고 할 것 같냐?" "어떤 사람은 90키로, 어떤 사람은 50키로야. 때 미는 값은 똑 같아. 어떤 손님은 싸가지가 없고, 어떤 손님은 예의 발라. 그래도 똑같이 밀어 줘. 그게 내 인생관이라고." (p.180) ​/ "어떤 손님이 꽃 몇송이 꺾어 간다고, 공원에 있는 꽃을 다 뽑아 버리면 되겠어? 꽃을 꺽지 말라고 안내해야지." "안내해도 안 들으면?" "새로 심어야지 뭐." (p.189) ​/ "네 엄마 겁나는구나. 그럴 줄 알았어. 오죽 자신이 없으면 아파트 산다는 걸로 자기를 확인하고 싶었겠어. 자랑할 게 비싼 아파트밖에 없는 인생처럼 초라한 게 있을까." (p.205) ​/ 순례 씨 말이 맞다. 엄마가 아무리 철이 없어도 나는 인격적으로 대해야 했다. 나는 내 인생의 순례자니까. 관광객이 아니라. (p.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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