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개인 감상
제목부터 매력적인 책이다. 여기 저기 서평이 좋아 기대는 했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어릴적엔 후회를 잘 몰랐다. 30대가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선택이 나와 가족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함을 알게된 후로는 '선택'이 어느 때엔 압박으로 느껴졌다. 옳은 선택으로 결과가 좋을 때에는 안도감을 느꼈지만, 선택의 이면에는 50퍼센트 확률로서 '후회'라는 것이 언제나 항상 대기하고 있었다. 여차하면 튀어나오려고.. '그 때 이런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저렇게 했어야 하는데..'등등의 수많은 후회와, 선택하지 않은 또 다른 선택에 대한 미련이 일상에서 툭툭 생각나, 일상의 삶을 방해하곤 했다. 이 책은 '노라 시드'라는 여인이 삶에 대한 우울과 절망으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이야기 이다. 삶과 죽음의 중간단계에 있는 자정의 도서관에서 '후회의 책'을 통해 그녀는 일생의 수 많은 '후회'들을 되짚어 본다. 그리고 다른 선택을 했을 때의 펼쳐질 삶들을 직접 살아보며, 어떤 인생도 평온과 행복만을 주지는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주요내용
'살아봐야만 알 수 있다.'는 엘름 선생님의 말씀처럼, 노라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다르게 펼쳐졌을 무수한 삶들을 살아보며, 후회가 지워져 후회의 책은 점점 얇아지고, 비로소 자신이 원하던 삶이 무엇인지 알게된다. 자신의 꿈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은 사실의 남자친구의, 아빠의, 오빠의 꿈이었으며, 성공하는 삶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삶도, 평온하기만한 삶도.. 자신이 원하는 삶은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사랑이 가득했던 애쉬와의 삶을 통해 노라는 '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느꼈고, 결국 살게 된다. 온전한 자신의 삶으로 돌아온 그녀는 이제, 모든 것이 달라보인다. '중요한 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지." (p.313) 노라의 시선과 생각을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노라가 되어 후회가 되던 많은 삶들을 되돌리며 다시 살아본 듯 하다. 어떤 삶도 모두 만족할 수는 없지만, 더 큰 후회로 삶이 절망적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생각해 보았다. 왜 이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더 아름다운 꽃 길이 펼쳐졌으리라 가정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더 좋은 가성능만을 염두에 두었기에 '후회'가 있었겠지만 말이다. 책을 덮고나니 정말 많은 것들이 달라보였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꼈고, 지금까지의 나의 발자취와 성취들, 그리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많은 선택과 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를 온 마음으로 느낀 듯 하다.
책 속의 말 1
"모든 삶에는 수백만개의 결정이 수반된단다. 중요한 결정도 있고, 사소한 결정도 있지. 하지만 둘중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결과는 달라져.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생기고 이는 더 많은 변화로 이어지지. 이 책들은 네가 살았을 수도 있는 모든 삶으로 들어가는 입구야." (p.51) 사람은 도시와 같아서 마음에 덜 드는 부분이 몇 개 있다고 해서 전체를 거부할 순 없다. 위험해 보이는 골목길이나 교외 등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다른 장점이 그 도시를 가치 있게 만들어준다. (p.74) "'하고 싶다'는 건 재미있는 말이야. 그건 결핍을 의미하지. 가끔씩 그 결핍을 다른 걸로 채워주면 원래 욕구는 완전히 사라져. 어쩌면 넌 무언가를 원한다기보다 무언가가 결핍된 것일지 몰라. 네가 정말로 살고 싶은 삶이 있을거다."(p.94)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마라. 그 말을 늘 명심해야해." (p.127)
책 속의 말 2
분주한 도시에서는 외로운 마음이 어떻게든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를 갈망한다. 마음은 인간과 인간의 연결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수한 자연 안에서는 고독이 다른 성격을 띤다. 고독 안에서 자체적으로 연결이 이뤄진다. 그녀와 세상이 연결되고, 그녀와 그녀 자신이 연결된다. (p.185)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잊어버린다. 경도와 위도가 얼마나 긴지 무감각해진다. 한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광활한지 깨닫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일 거라고 노라는 짐작했다. (p.194) "양자물리학의 다세계 해석은 갈라진 평행우주가 무한히 존재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당신은 삶의 매 순간 새로운 우주로 들어갑니다. 결정을 내릴 때마다요. 그리고 그 세계들 간에는 어떤 커뮤니케이션이나 이동이 없다는 것이 전통적인 견해였습니다. 비록 그 세계들이 같은 공간에서 진행되고, 우리에게서 몇 밀리미터 떨어진 상태에서 진행된다고 해도요." (p.212) "우린 어떤 실수는 되돌릴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어떤 삶이든 살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삶이든요. 꿈을 크게 가져요... 당신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 삶이 존재하니까요."(p.219) "체스를 두는 데 올바른 방법은 없어. 그저 많은 방법이 있을 뿐이야. 인생과 마찬가지로 체스에서는 가능성이 모든 것의 기본이야. 모든 희망과 꿈, 후회,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의 기본이지." (p.279)
책 속의 말 3
"우린 감각을 통해 인식하는 것만 알아.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결국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일 뿐이야. '중요한 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지." (p.313) 우리는 그저 눈을 감은 채 앞에 있는 와인을 음미하고, 연주되는 음악을 듣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다른 삶에서처럼 온전히 그리고 완전히 살아 있으며, 동일하 ㄴ범주의 감정에 접근할 수 있다. 우리는 한 사람이기만 하면 된다. 한 존재만 느끼면 된다.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무한하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늘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를 품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친절하자. 가끔 서 있는 곳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자. 어느 세상에 서 있든지 간에 머리 위 하늘은 끝없이 펼쳐져 있을 테니까. (p.392) 마치 꽃은 단지 색이 아니라 언어의 일부라는 듯이. 쇼팽만큼이나 강렬하고 화려한 꽃의 멜로디 속 음표가 되어 삶의 숨 막힐 듯한 장엄함을 조용히 전달하고 있다는 듯이. (p.400)
